고백의 원형들 2015. 3. 7. 22:57
말해줄게 아랫입술을 깨문 이유를
몰래 버린 새 옷들과
손바닥에 새긴 별무늬를
어떻게 내가 울다가 웃다가 결국
사막의 달 위에 신발 한 짝을
올려놓고 왔는지
맨발을 보여줄게
거울 속에서 자라난 오아시스를
푸른 심장의 굳은살이
언제부터 꽃이 되었는 가를
그 꽃이 얼마나 천천히 차가워졌는가를
무지개가 가닿은 바닥에 대해 말해줄게
커다란 웃음소리 뒤끝에
배어나던 핏방울에 대해
정오를 끌어안던 그림자와
눈 속의 검은 만월에 대해
없음으로 있는 당신
모래 기둥 위의 달 같은 당신에게
갇힌 사막처럼 외쳐줄게
모래시계 속의 모래알처럼 쏟아지며
속삭여줄게