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고백의 원형들, 박시하 

말해줄게 아랫입술을 깨문 이유를
몰래 버린 새 옷들과
손바닥에 새긴 별무늬를 
어떻게 내가 울다가 웃다가 결국 
사막의 달 위에 신발 한 짝을 올려놓고 왔는지

맨발을 보여줄게 
거울 속에서 자라난 오아시스를 
푸른 심장의 굳은살이
언제부터 꽃이 되었는 가를
그 꽃이 얼마나 천천히 차가워졌는가를 

무지개가 가닿은 바닥에 대해 말해줄게
커다란 웃음소리 뒤끝에 
배어나던 핏방울에 대해 
정오를 끌어안던 그림자와 
눈 속의 검은 만월에 대해 
없음으로 있는 당신 
모래 기둥 위의 달 같은 당신에게 

갇힌 사막처럼 외쳐줄게 
모래시계 속의 모래알처럼 쏟아지며 
속삭여줄게